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리브라리아 베르트랑(Livraria Bertrand)

리브라리아 베르트랑의 외부모습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 서점 리브라리아 베르트랑, 리스본의 시아두(Chiado)

By 69joehawkins – Own work,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Lisboa) 한복판, 아름다운 시아두(Chiado) 거리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서점이 하나 있다. 그 이름은 리브라리아 베르트랑(Livraria Bertrand). 1732년에 문을 연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으로 알려져 있다.

18세기부터 이어진 ‘책의 역사’

리브라리아 베르트랑은 맨 처음 프랑스 출신의 피에르 포르(Pierre Faure)가 설립했다. 이후 프랑스에서 포르투갈로 이주한 베르트랑 형제가 함께 경영에 참여하면서 이 서점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1755년, 리스본을 초토화한 대지진이 도시의 절반을 삼켜버렸다. 서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르트랑은 폐허 속에서 다시 문을 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290년 가까이 단 한 번도 문을 닫은 적이 없는 서점이 되었다.

사상의 중심이 된 작은 서점

19세기와 20세기를 거치며 베르트랑은 단순한 서점이 아닌, 리스본 지식인들의 아지트 역할을 해왔다. 수많은 포르투갈 작가와 사상가들이 이곳을 드나들며 새로운 사조와 혁신의 씨앗을 뿌렸다.

이 서점의 역사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인물인 스위스 출신 조제 폰타나(José Fontana)가 등장한다. 그는 여기서 점원으로 일하다가 훗날 서점의 경영자가 되었고, 포르투갈 사회당(Partido Socialista Português)의 창립 멤버로도 이름을 남겼다. 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그는 1876년, 자신이 사랑하던 이 서점의 서가 사이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전해진다.

21세기에도 살아 있는 문화의 집

리브라리아 베르트랑 내부에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보고 있다

리스본, 2019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By Frederick Noronha (FN). , CC BY-SA 2.0, wikimedia commons.

오늘날 베르트랑은 포르투갈 전역에 50여 개의 지점을 둔 대형 서점 체인으로 성장했지만, 리스본의 본점은 여전히 지식과 기억이 흐르는 문화의 구심점으로 남아 있다.

서점 안에는 오래된 나무 서가와 활판 인쇄기의 자취, 그리고 18세기부터 이어져 온 책의 숨결과 세월의 향기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세기를 건너온 서점

리브라리아 베르트랑은 단순히 ‘가장 오래된 서점’이 아니다. 그것은 책이 인간의 문명을 어떻게 이어왔는가를 증명하는 하나의 문화적 기념비다.

수백 년 동안 문을 닫지 않은 이 서점의 불빛은 지금도 리스본의 골목을 은은하게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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