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형성에 필요한 시간

개를 데리고 조깅하는 여자

습관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싶을 때 우리는 흔히 “꾸준히 반복하면 언젠가 익숙해진다”고 말한다. 이 말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얼마나 꾸준히, 얼마나 오랫동안 반복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근거 없이 생각이 제각각이다.

심리학과 신경과학의 연구들은 이 문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답을 제시한다. 습관은 단지 며칠의 의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실제로는 몇 주, 때로는 몇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평균적으로 약 두 달, 하지만 개인차는 크다

영국 UCL(University College London) 의 보건심리학자 필리파 랄리(Philippa Lally) 연구팀은 2009년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9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지는 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습관이 형성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약 66일, 즉 두 달 정도였다. 가장 빠른 경우는 18일, 가장 느린 경우는 254일이었다.

습관은 일정한 속도로 만들어지지 않고, 처음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점차 자동적으로 전환되는 곡선적 과정을 따른다. 연구팀은 이를 “자동성의 곡선(curve of automaticity)”이라 불렀다. 처음엔 집중과 결심이 필요하지만, 반복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행동’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완전히 몸에 배기까지는 몇 달에서 1년 가까이

최근의 연구들은 습관이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의 기간이 생각보다 길다는 점을 보여준다.
2023년 발표된 메타분석 논문(Health Psychology Review, Stämpfli et al.)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이 일상 속 자동적 루틴으로 고착되기까지는 평균 3~5개월, 복잡한 행동이나 생활습관 변화의 경우 최대 1년 가까이 걸릴 수 있다.

특히 운동, 식습관, 수면 패턴처럼 즉각적인 보상이 적은 행동일수록 습관 형성이 더딘 경향이 있다. 이는 뇌의 보상 회로(reward system) 가 즉각적인 만족감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강화 학습이 늦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아침 습관이 더 잘 자리 잡는 이유

같은 연구에서는 아침 시간대에 시작하는 습관이 상대적으로 더 빨리 형성된다는 경향도 확인되었다. 이는 하루 중 인지 피로가 가장 낮은 시간에 행동이 수행될 때, 뇌의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이 집중과 의사결정에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즉, 아침의 명상, 가벼운 운동, 규칙적인 식사 등은 저녁 시간의 불규칙한 습관보다 뇌의 리듬과 잘 맞아 떨어지는 루틴으로 자리 잡는다.

습관 형성의 본질: 반복보다 ‘지속성’

이 모든 연구가 말하는 핵심은 명확하다. 습관은 ‘얼마나 자주 반복했는가’보다 ‘얼마나 오래 유지했는가’에 달려 있다. 새로운 행동이 자동화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 동안의 의식적 반복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쌓여야만 뇌는 그 행동을 기본 모드(default mode) 로 저장한다.

결국 습관은 짧은 결심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서서히 뇌의 회로를 다시 쓰는 과정이다. 꾸준함이 중요하다는 말은 맞지만, 그 꾸준함이 생각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의 축 위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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