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과학으로 본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 20편

영화 시네마상징

데이터로 본 영화사 속 인플루언서들

영화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은 무엇일까? 이 흥미로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탈리아 토리노 대학교(Università di Torino)의 데이터 과학자 리비오 비올리오(Livio Bioglio)와 루제로 펜사(Ruggero Pensa)는 2018년 Applied Network Science에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그들의 목표는 단순하다. “영화가 영화에 미친 영향을 정량화할 수 있을까?” 즉, 흥행이나 평판이 아니라, 한 작품이 이후 작품들에 얼마나 자주 인용·참조·오마주되었는가를 네트워크 과학(network science)으로 분석한 것이다.

분석 방법: 영화의 인용 네트워크

연구진은 세계 최대 영화 데이터베이스 IMDb에서 약 47,000편의 영화와 관련된 방대한 메타데이터를 수집했다. 각 작품은 하나의 노드(node, 점)로, 다른 영화로부터의 인용·참조는 엣지(edge, 연결선)로 연결되어 영화 간 ‘인용 네트워크(citation network)’가 구축되었다.

이 분석은 단일한 차원에 머무르지 않았다. 연구팀은 영화 자체뿐 아니라, 감독(directors)과 배우진(performers)이 형성하는 네트워크도 함께 분석했다. 즉, 한 작품의 영향력뿐 아니라, 그 영화에 참여한 주요 인물들이 영화사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직군별 중심성(role-based centrality)을 통해 평가한 것이다.

영화사를 움직인 20편의 작품

다음은 이러한 여러 지표 중에서 영화 단위의 종합 영향력(Overall Film Influence)을 기준으로 상위에 오른 20편의 작품 목록이다.

영향력 있는 영화 20편

이 중 영화사에 가장 깊은 흔적을 남긴 작품 세 편에 대해 개인적 관점에서 짧게 부연 설명하면:

  •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 1939): 컬러 영화의 미학, 뮤지컬 장르의 틀, 상징적 내러티브(집·여정·성장)의 전형을 제시했다. 이후 수많은 영화가 이 작품의 구조와 아이콘을 인용.
  • 스타워즈(Star Wars, 1977): 신화적 구조(히어로의 여정) + 시각효과 혁신. 블록버스터와 프랜차이즈 모델의 원형을 만들었다. 기술, 음악, 내러티브, 팬덤 문화 등 광범위한 파급력.
  • 사이코(Psycho, 1960): 내러티브 전환(중심 인물 사망), 편집 리듬, 음향 효과, 심리적 공포의 미학 등 스릴러·호러 장르의 문법을 재정의했다.

연구의 의의

이 연구는 영화사를 ‘영향력의 네트워크’로 시각화한 최초의 정량적 시도 중 하나다. 평론가의 주관적 평가나 흥행 지표가 아닌, 작품 간 관계성이라는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 척도를 통해 “누가 누구에게 영감을 주었는가”를 수치로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 접근법이 다른 문화사 영역에도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출처: Livio Bioglio, Ruggero G. Pensa (2018). Identification of key films and personalities in the history of cinema from a Western perspective”, Applied Network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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