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기사에서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초거대 AI(large-scale AI), 생성형 AI(Generative AI)와 함께 쓰이지만,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 설명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 용어를 이해하면 요즘 AI 뉴스의 구조가 훨씬 또렷해진다.
특정 기능이 아니라 ‘기반’을 만드는 모델
기존의 인공지능은 대개 하나의 목적을 위해 설계됐다. 번역을 하는 AI, 얼굴을 인식하는 AI, 스팸 메일을 가려내는 AI처럼 역할이 분명했다. 문제를 바꾸면 모델도 새로 만들어야 했다. 이런 방식은 특정 작업 중심의 AI(Task-specific AI)라고 할 수 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접근 방식이 다르다. 처음부터 특정 기능 하나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 대신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언어, 이미지, 소리 등에 공통으로 들어 있는 패턴 자체를 학습한다. 이 과정은 주로 자기지도학습(Self-supervised Learning)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그 위에 다양한 기능을 덧붙일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름 그대로 여러 응용을 떠받치는 ‘기반’ 역할을 하는 모델이다.
한 번 만들고, 여러 번 쓴다
파운데이션 모델의 핵심은 재사용성이다. 이미 대규모 사전 학습(pre-training)을 거친 모델을 만들어 두면, 이후에는 목적에 맞게 조금만 조정하는 미세 조정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고객 상담, 문서 요약, 검색 보조, 콘텐츠 생성 같은 기능들이 모두 같은 기반 모델에서 출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오늘날 AI 개발은 “새 모델을 만드는 경쟁”이라기보다 “누가 더 강력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했는가”의 경쟁이 되고 있다.
왜 ‘초거대 AI’와 함께 언급될까
파운데이션 모델은 대체로 매우 큰 규모의 연산 능력과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 점에서 흔히 초거대 AI라고 불린다. 하지만 두 용어는 완전히 같은 뜻은 아니다.
- 초거대 AI는 모델의 규모를 강조하는 표현이고
- 파운데이션 모델은 모델의 역할과 구조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즉, 모든 파운데이션 모델이 초거대일 가능성은 높지만, 모든 초거대 모델이 반드시 파운데이션 모델인 것은 아니다.
왜 사회적 논의로 이어질까
파운데이션 모델이 보편화되면서 새로운 문제도 함께 등장했다. 소수의 대형 모델이 다양한 서비스의 기반이 될 경우, 그 영향력은 한 기업이나 한 기술에 지나치게 집중될 수 있다. 데이터 편향, 통제, 책임 소재 문제 역시 이전보다 복잡해진다.
그래서 최근 기사에서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단순한 기술 용어로만 다루지 않고, 산업 구조나 사회적 영향과 함께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은 여러 인공지능 서비스의 출발점이 되는, 범용적으로 사전 학습된(pre-trained) 기반 AI 모델이다.
이 개념을 이해하면 “왜 하나의 AI 모델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왜 AI 경쟁이 몇몇 모델 중심으로 흘러가는지”를 자연스럽게 읽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