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핑몰 안에 있는 현대적인 드라이클리닝 매장 내부.
By Anamenth – Own work, CC0, wikimedia commons.
프랑스에서 시작된 드라이클리닝
드라이클리닝(dry cleaning)은 19세기 중반 프랑스에서 정립되기 시작한 세탁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의 세탁업자 장 바티스트 졸리(Jean-Baptiste Jolly)가 자주 언급되는데, 그는 이 세탁법을 관찰과 실험을 통해 정리해 상업적인 세탁 서비스로 체계화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그가 등유가 옷에 묻은 뒤 기름때가 옅어지는 현상을 계기로 석유계 액체의 세정 효과에 주목하게 되었다고 한다. 졸리는 이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관련 실험을 거듭하며, 물 대신 용제를 사용하는 세탁 공정을 정리하고 서비스 형태로 발전시켰다.
물을 쓰지 않는 세탁의 개념
드라이클리닝은 옷을 세탁하면서 물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마른 세탁’이 아니라, 세탁의 주된 매개가 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세탁 과정에서 옷은 액체에 담기지만, 그 액체는 물이 아니라 특수한 세정용 용제(solvent)다.
이 방식은 모든 옷을 물에 담가 빨아도 된다는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데서 출발한다. 섬유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물이 오히려 옷의 형태와 질감을 손상시키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왜 물이 문제일까
물은 섬유를 팽창시키고, 실의 꼬임을 느슨하게 하며, 염료를 이동시킨다. 그래서 울이나 실크처럼 섬세한 섬유, 형태가 중요한 의류, 색 번짐에 민감한 옷은 물과 잘 맞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세탁 자체가 옷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된다.
드라이클리닝은 이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해결한다. 섬유를 거의 적시지 않으면서도 오염 성분만 제거할 수 있는 액체를 사용해 옷의 구조를 유지한 채 세탁하는 것이다.
용제의 역할
드라이클리닝의 핵심은 용제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용제는 퍼클로로에틸렌(perchloroethylene)으로, 기름 성분과 잘 결합하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피지나 화장품, 음식물 기름처럼 물로 잘 지워지지 않는 오염을 효과적으로 분해한다. 여기에 세탁기의 회전과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먼지나 미세한 입자 같은 고형 오염도 함께 떨어져 나간다.
한편, 땀이나 당분처럼 물에 잘 녹는 오염은 다른 방식으로 처리된다. 세탁물에 자연스럽게 남아 있는 소량의 수분과 보조 세정제를 활용해 제거되며, 이 과정은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진다. 즉, 드라이클리닝은 물을 완전히 배제한 세탁이 아니라, 물을 주된 세탁 수단에서 제외한 방식이다.
기계만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
모든 오염이 균일하게 제거되지는 않는다. 특정 부위의 얼룩이나 성분이 복잡한 오염은 기계적 세탁만으로 처리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에는 지금도 세탁 과정 중간이나 마무리 단계에서 사람의 손으로 직접 보완 작업이 이루어진다. 드라이클리닝이 완전히 자동화된 공정이 아닌 이유다.
마무리하며
드라이클리닝은 이름 때문에 오해받기 쉽지만, 본질은 단순하다. 물 대신 다른 액체를 사용해 섬유의 성질을 해치지 않으면서 세탁하는 방법이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왜 어떤 옷에는 굳이 ‘드라이클리닝’이 요구되는지도 자연스럽게 설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