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이름을 붙이지 못하는 심리 현상, 알렉시티미아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 하는 상징적 이미지

느끼지만 설명하지 못한다

누군가 “왜 기분이 안 좋아 보여?”라고 묻는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화가 난 것인지, 서운한 것인지, 불안한 것인지조차 분명하지 않다. 그저 “답답하다”, “머리가 복잡하다”, “몸이 불편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알렉시티미아(Alexithymia)라고 부른다. 그리스어 a(없다), lexis(말·언어), thymos(감정·정서)에서 유래한 말로, ‘감정을 표현할 말이 없다’는 뜻이다. 이 용어는 1970년대 하버드대학교 정신과 교수 피터 시프네오스(Peter Sifneos)가 처음 소개했다.

알렉시티미아는 감정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정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을 의식하고 말로 표현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에 가깝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알렉시티미아를 가진 사람들은 감정보다 신체의 변화를 먼저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긴장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속이 불편하다고 말한다. 불안감을 느껴도 “불안하다”는 표현보다 몸의 불편함을 먼저 이야기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일이 쉽지 않고, 상대의 감정을 섬세하게 읽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감정을 숨기려는 것이 아니라 표현할 언어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아직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유전적 요인과 어린 시절의 경험, 스트레스, 뇌의 감정 처리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감정을 담당하는 뇌 영역과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 사이의 정보 전달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도 있지만, 아직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결론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알렉시티미아는 하나의 질환이라기보다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의 개인차를 나타내는 심리적 특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만과의 연관성

일부 연구에서는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에게 알렉시티미아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보고된다는 결과가 있다.

그 이유 역시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만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인식하거나 표현하기 어려운 사람이 스트레스를 다른 방식으로 해소하려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이 감정적 섭식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뜻은 아니다. 생활 습관과 사회적 환경, 유전적 요인, 정신 건강 등 수많은 요소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에 두 현상을 단순한 인과관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마무리하며

알렉시티미아는 감정을 인식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심리적 특성이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함께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정신질환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어려움은 심리치료와 감정 인식 훈련 등을 통해 완화될 수 있으며,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도 향상될 가능성이 있다.

감정을 느끼는 것과 그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은 서로 다른 능력이다. 알렉시티미아는 이 두 과정이 항상 함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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