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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류의 지능
AGI는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약자로, 보통 ‘범용 인공지능’이라 번역된다. 이 개념이 등장한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인공지능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다른 종류의 지능을 가리킬 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인공지능은 대부분 특정 과제에 특화되어 있다. 문장을 번역하고, 이미지를 분류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서는 놀라울 만큼 뛰어나지만 그 능력은 훈련된 범위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AGI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특정 문제를 푸는 기계가 아니라, 문제 자체를 이해하는 지능을 의미한다.
개념의 등장
AGI라는 표현은 인공지능 연구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체스나 바둑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성과가 나타났지만, 그 성공이 곧바로 ‘지능 일반’을 입증하는 증거는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연구자들의 질문도 달라졌다. “이 시스템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서 “이 시스템은 새로운 상황에서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가”로 초점이 이동했다.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AGI다.
범용성의 의미
여기서 ‘범용’이란 단순히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뜻이 아니다. 핵심은 전이에 있다. 한 영역에서 얻은 지식이 다른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가, 경험하지 못한 문제 앞에서도 추론이 계속되는가, 명시적인 규칙이 주어지지 않아도 해결의 방향을 스스로 설정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이러한 능력들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통합될 때, 우리는 그것을 AGI에 가깝다고 말한다. 따라서 AGI는 성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흔한 오해
AGI는 인간처럼 생긴 로봇을 뜻하지 않는다. 감정이나 자의식을 반드시 전제하지도 않는다. 외형과 감정은 대중적 상상 속의 요소일 뿐, 개념의 본질은 아니다.
AGI의 기준은 훨씬 건조하다. 인간이 수행하는 대부분의 지적 작업을 특정 분야에 제한되지 않고 처리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AGI라는 이름이 붙는다.
현재의 위치
지금의 인공지능은 여전히 AGI 이전 단계에 있다. 언어를 유창하게 다루고, 복잡한 지시를 수행하며, 인간과 대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고도로 발달한 특화 지능의 확장에 가깝다.
즉, 범용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여전히 훈련된 범위 안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이 점에서 AGI는 아직 도달한 기술이라기보다, 기술이 향하고 있는 기준점에 가깝다.
왜 중요한가
AGI가 중요한 이유는 성능 향상 때문만은 아니다. AGI는 인간의 지능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불러온다. 지능이란 계산 능력인지, 이해인지, 맥락 판단인지, 아니면 이 모두의 결합인지에 대한 논의를 피할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AGI는 기술 용어이자, 동시에 철학적 개념이다. 우리가 AGI를 논의한다는 것은 결국 인간의 지능이 무엇이었는지를 되묻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