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으면서 죽어 있는 슈뢰딩거의 고양이(Schrödinger’s cat)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실험을 설명하는 그림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실험 개념도

By Dhatfield – Own work,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1935년,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는 양자역학의 ‘이상함’을 드러내기 위해 하나의 상상 실험을 제안했다. 그는 “양자역학의 수학적 해석을 그대로 밀어붙이면, 현실 세계에서는 말이 되지 않는 결론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Schrödinger’s cat)’ 실험이다.

상자 속의 고양이

슈뢰딩거가 1935년 제시한 사고실험은 밀폐된 상자 안에 살아 있는 고양이와 방사성 물질, 그 붕괴를 감지하는 계측기, 그리고 시안화수소(hydrocyanic acid)가 든 유리병을 연결한 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원자가 일정 시간 안에 붕괴하면 계수기가 입자를 감지하고, 장치가 작동해 작은 망치가 유리병을 깨뜨려 독이 퍼지며 고양이가 죽는다. 반대로 원자가 붕괴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고양이는 살아 있다.

이 장치는 실제로 존재한 실험이 아니라, 양자역학의 확률적 본성을 거시적 존재에 적용했을 때의 모순을 보여주기 위해 고안된 사고실험이다.

관측의 순간, 현실이 결정된다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은 관측 행위가 현실을 결정한다고 본다. 즉, 관찰자가 상자를 여는 순간 고양이의 상태가 하나로 ‘붕괴(collapse)’되어 살아 있거나 죽은 상태로 확정된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관찰 이전의 양자 상태는 단지 확률로만 존재하다가 관찰이라는 행위를 통해 비로소 현실로 정해진다.

그러나 슈뢰딩거는 바로 이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양자역학이 원자처럼 미시적인 세계에서는 통하더라도, 고양이 같은 거시적인 존재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실험을 통해 그는 고양이가 실제로 살아 있으면서 죽어 있다고 주장하려 한 것이 아니라, 그런 결론이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모순적인지를 드러내려 한 것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의 중첩을 묘사하는 그림

양자역학적 중첩과 측정을 보여주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

By Christian Schirm – Own work, CC0, wikimedia commons.

다른 해석들: 평행우주와 양자중첩

이 사고실험은 이후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해석을 불러왔다. 그중 하나가 다세계 해석(Many-Worlds Interpretation)이다. 이 관점에서는 우리가 상자를 여는 순간, 우주가 두 개로 갈라진다. 하나의 우주에서는 고양이가 살아 있고, 다른 우주에서는 죽어 있다. 우리는 단지 그중 하나의 세계에 존재할 뿐이다.

다른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은 고양이의 실제 상태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관측했을 때 어떤 확률로 어떤 결과를 볼지만 예측해주는 이론”이라고 본다. 즉, 고양이는 ‘살아 있으면서 죽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을 확률과 죽어 있을 확률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에 있는 것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오늘날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고실험은, 슈뢰딩거의 본래 의도와는 달리 관측 이전에는 여러 상태가 중첩되어 존재하며, 관측이 그 현실을 결정한다는 양자의 특성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예로 자주 인용된다.
나아가 이 개념은 과학의 영역을 넘어 철학, 심리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현실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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