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의 시대, 문학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ᅳ 사미즈다트(самиздат)와 타미즈다트(тамиздат)

20세기 소련에서 책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었다. 한 편의 시, 한 권의 소설은 때로 국가가 두려워하는 위험한 물건이 되었다. 공식 출판을 위해서는 검열 기관의 허가가 필요했고, 체제에 맞지 않는 작가들의 작품은 서점과 도서관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금지한다고 해서 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다른 길을 만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사미즈다트(самиздат)와 타미즈다트(тамиздат)였다.

사미즈다트 ᅳ 손에서 손으로 전해진 지하 출판

사미즈다트와 소련 비공식 문학의 사진 네거티브

소련 시절 사미즈다트와 비공식 문학을 보존한 음화 필름. 모스크바

By Nkrita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사미즈다트(самиздат)는 러시아어로 ‘스스로’를 뜻하는 sam(сам)과 ‘출판(사)’을 뜻하는 izdatel’stvo(издательство)의 약어 izdat-(издат-)가 결합된 표현이다. 이는 소련의 국립출판사였던 고시즈다트(Gosizdat, Госиздат)를 빗대어 만들어진 조어이다.

소련 당국은 인쇄기와 복사기 같은 대량 인쇄 장비를 엄격히 통제했다. 이 때문에 검열을 피하려는 시민들은 타자기와 카본지(먹지)를 이용해 한 번에 몇 부의 복사본을 만들었고, 이를 전달받은 사람이 다시 베껴 복사하는 방식으로 손에서 손으로 퍼뜨렸다.

품질은 좋지 않았다. 글자는 흐릿했고, 종이는 낡았으며, 오타도 많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공식 출판물이 담지 못하는 생각들이 있었다. 금지된 시, 소설, 철학, 정치 비판, 종교적 글들이 이렇게 살아남았다.

타미즈다트 ᅳ 국경을 넘어 살아남은 책

타미즈다트(тамиздат)는 조금 다른 방식이었다. 러시아어 tam(там)은 “저곳에서”라는 뜻이다. 즉 “저쪽(해외)에서 출판된 것”이라는 의미다.

작가나 주변 사람들이 원고를 몰래 해외로 보내면, 서유럽이나 미국의 출판사가 그것을 책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책은 다시 몰래 소련 안으로 들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였다.

상당히 심프랗게 제작된 이탈리아 펠트리넬리 출판사의 러시아어판 『닥터 지바고』의 표제지

이탈리아 펠트리넬리 출판사의 러시아어판 『닥터 지바고』의 표제지

By Russky1802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소련에서는 출판을 거부당했지만 원고가 이탈리아로 전달되었고, 1957년 밀라노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파스테르나크는 조국 안에서 큰 압박을 받았다.

기억으로 보존된 시 — 만델슈탐의 경우

그러나 어떤 글들은 종이에 남기는 것조차 위험했다. 스탈린 시대의 시인 오시프 만델슈탐은 스탈린을 풍자한 시 때문에 체포되었고, 그의 작품은 오랫동안 공식 문학에서 지워졌다.

그의 아내 나데즈다 만델슈탐은 남편의 시 원고가 발견되면 언제든 파괴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많은 시를 머릿속에 외워 보존했다. 책도, 종이도, 출판사도 없는 시대에 인간의 기억 자체가 하나의 도서관이 된 것이다.

최초의 사미즈다트 문예지, 『신탁시스』

사미즈다트는 개인이 몰래 복사한 원고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1950년대 말에는 검열 밖의 문학을 모은 지하 잡지까지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1959년 젊은 언론인 알렉산드르 긴즈부르크가 만든 『신탁시스(Sintaksis, Синтаксис)』였다. 제목은 러시아어로 “문장 구조, 구문”이라는 뜻이다. 이 잡지는 국가가 인정한 출판물이 아니었다. 타자기로 찍어 만든 몇 백 부의 얇은 문예지였지만, 그 안에는 공식 잡지가 받아주지 않는 젊은 시인들의 작품이 담겼다.

1959년 12월 1호, 1960년 2월 2호, 1960년 4월 3호가 나왔다. 그리고 끝이었다. 4호도 준비되고 있었지만 긴즈부르크가 체포되면서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세 권이면 충분했다. 『신탁시스』에는 벨라 아흐마둘리나, 불라트 오쿠자바 같은 시인들의 작품이 실렸고, 마지막 3호에는 젊은 이오시프 브로드스키의 시도 포함되었다.

국가의 거대한 출판 시스템 밖에서 타자기 몇 대와 종이 몇 장으로 만들어진 잡지가 훗날 러시아 문학사의 한 장면이 된 것이다.

사라지지 않는 말

사미즈다트와 타미즈다트는 단순한 출판 방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검열 시대 사람들이 “기억할 권리”와 “말할 자유”를 지키는 방법이었다.

권력은 책을 금지할 수 있었다. 원고를 압수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누군가 한 문장을 기억하고,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순간 문학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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