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Salary)의 뿌리는 소금(Salt)이었다

소금노동자

인도 마라카남의 소금밭 노동자들. (By Sandip Dey,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우리가 흔히 쓰는 ‘샐러리(Salary)’라는 단어는 단순히 노동의 대가를 뜻한다. 하지만 이 짧은 영어 속에 고대 로마의 경제와 소금의 흔적이 담겨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샐러리의 어원, 소금에서 시작되다

‘Salary’는 라틴어 Salarium(살라리움)에서 유래했다. 여기서 Sal(살)은 소금을 뜻한다. 고대 로마에서 소금은 귀중한 생필품이자 장거리 무역의 핵심 품목이었다. 단순한 음식 재료를 넘어, 식량 보존과 생활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전략물자였다.

‘Salarium’이라는 표현은 원래 소금 자체, 또는 소금을 구매하거나 확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가리켰다. 일부 학설에 따르면, 로마 군인들의 급여가 ‘살라리움’이라 불렸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록 소금을 실물로 지급했다는 구체적 증거는 제한적이지만, 소금의 경제적 가치가 임금 개념과 결합된 것은 분명하다.

언어 속에 남은 소금의 흔적

소금과 연결된 언어의 흔적은 지금도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영어에서 누군가를 worth one’s salt, 즉 ‘자신의 소금값을 하는 사람’이라 표현할 때, 이는 그 사람이 제 역할을 다하거나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는 뜻이다. 이 표현은 고대부터 이어진 소금의 가치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Salad(샐러드)’라는 단어 역시 같은 뿌리를 갖는다. 본래는 소금을 뿌린 채소 요리를 의미했다. 더불어 ‘Salami(살라미)’ 같은 육가공품 명칭도 라틴어 Salumen(살루멘), 즉 ‘절인 고기’라는 표현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소금을 이용한 보존법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소금이 지배한 경제와 권력

소금은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었다. 지역과 시대에 따라 필수 생필품, 경제 교역의 핵심, 권력 통제의 수단으로 기능했다. 중세 유럽에서는 소금세가 국가재정의 주요 기반이었고, 특히 프랑스 혁명 이전 갈세(Gabelle)라 불린 소금세는 민중의 분노를 키운 대표적 악법으로 기록된다.

사하라 사막을 가로지르는 소금 무역로, 로마의 ‘비아 살라리아(Via Salaria, 소금길)’,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염전 등 세계 곳곳에서 소금은 부와 생존의 상징이었으며, 때로는 전쟁과 반란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소금으로 읽는 언어의 세계

언어는 단순한 소통의 도구를 넘어, 인류의 역사와 문명 속 흔적을 품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매달 받는 ‘샐러리’ 속에도 수천 년 전 소금의 가치가 남아 있다. 단어 하나가 시간과 공간을 넘어, 경제와 권력, 생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사실은 언어의 세계가 얼마나 깊고 오래된 흐름을 이어오고 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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