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로데오의 ‘로데오’는 어디에서 왔을까?

미국의 로데오 드라이브하고는 비교되는 압구정로데오거리

압구정로데오거리

출처: 강남구청 (공공누리 제1유형, URL)

압구정 로데오, 문정 로데오, 안양 로데오…. 우리는 주변에서 ‘로데오거리’라는 이름의 번화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로데오’가 원래 쇼핑거리나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를 뜻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로데오는 사실 처음부터 그런 의미의 단어가 아니었다.

로데오의 원래 뜻

영어 로데오(rodeo)는 미국 서부에서 열리는 카우보이 경기나 축제를 뜻한다. 황소를 타거나 말을 길들이고, 올가미를 던져 송아지를 잡는 경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 단어는 스페인어 rodeo에서 유래했으며, 원래는 ‘가축을 몰아 한곳에 모으는 일’을 의미했다. 이후 미국 서부에서 카우보이 문화가 발전하면서 오늘날의 로데오 경기라는 뜻으로 자리 잡았다. 즉, 로데오의 본래 의미는 쇼핑이나 번화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런데 왜 번화가 이름이 되었을까?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로데오 드라이브 대로 이미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로데오 드라이브

By Misaochan – Own work,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그 이유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 있는 로데오 드라이므(Rodeo Drive) 때문이다. 로데오 드라이브는 명품 브랜드 매장이 모여 있는 세계적인 쇼핑거리로, 영화와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하며 ‘고급 쇼핑거리’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로데오 드라이브에 위치한 명품 쇼핑거리의 일부

로데오 드라이브에 위치한 명품 쇼핑거리의 일부 (서쪽에서 바라본 모습)

By DXR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흥미로운 점은 로데오 드라이브라는 이름도 카우보이 경기에서 직접 따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지역은 과거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란초 로데오 데 라스 아구아스(Rancho Rodeo de las Aguas)라는 목장이 있었고, 그 지명에서 ‘Rodeo’라는 이름이 이어져 오늘날의 로데오 드라이브가 되었다.

한국 최초의 로데오거리, 압구정 로데오

한국에서 처음 ‘로데오’라는 이름이 사용된 곳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이다. 1980년대 후반 압구정동의 여러 골목에 수입 의류 매장과 디자이너 브랜드 매장, 카페 등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이 일대는 서울을 대표하는 패션 상권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미국 베벌리힐스의 고급 쇼핑거리인 로데오 드라이브를 본떠 ‘압구정 로데오거리’라는 이름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문정동 로데오거리에 세워진 로데오 경기 카우보이 동상

문정로데오거리 상징물

By kiyong2 at Korean Wikipedia,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이후 압구정 로데오거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로데오’는 번화가를 상징하는 이름처럼 자리 잡았고, 문정 로데오, 안양 로데오, 평택 로데오 등 전국 여러 도시에서도 비슷한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

단어는 문화와 함께 변한다

오늘날 한국에서 ‘로데오’라고 하면 쇼핑과 외식을 즐길 수 있는 번화가나 젊은 층이 모이는 거리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원래 가축을 몰아 모으는 일과 카우보이 경기를 가리키던 말이 미국의 유명 쇼핑거리인 로데오 드라이브를 거쳐, 한국에서는 상업 거리를 뜻하는 새로운 말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처럼 외래어는 다른 문화권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기도 한다. ‘로데오’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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