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을 배경으로 보이는 비문증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By Belbury – Own work, CC BY 4.0, wikimedia commons.
비문증(eye floaters)은 시야 속에 점, 실오라기, 먼지, 거미줄 같은 그림자가 떠다니는 듯 보이는 증상이다. 눈을 움직이면 함께 움직이고, 멈추면 천천히 따라오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하늘이나 흰 벽처럼 밝고 단순한 배경을 볼 때 더 또렷하게 인식된다.
이 현상은 실제로 눈앞에 무언가가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눈 안에서 생긴 변화가 망막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에 가깝다.
눈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사람의 눈 안에는 ‘유리체’라고 불리는 투명한 젤 형태의 구조가 들어 있다. 유리체는 안구의 대부분을 채우며, 망막을 안쪽에서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젊을 때의 유리체는 균질하고 투명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성질이 변한다. 수분이 빠지고 구조가 느슨해지면서 작은 응집물이나 섬유성 덩어리가 생긴다. 이 미세한 혼탁이 빛을 부분적으로 가리면서 망막 위에 그림자를 만들고, 그 결과 눈앞에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이것이 가장 흔한 비문증의 원인이다.
왜 나이가 들수록 흔해질까
비문증은 노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유리체는 점차 액화되고 수축한다. 이 과정에서 유리체가 망막에서 부분적으로 떨어지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유리체 후박리라고 한다.
유리체 후박리는 병 자체라기보다 자연스러운 변화에 가깝다. 다만 이 과정은 비문증을 갑자기 뚜렷하게 느끼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비문증은 중장년층 이후에 급격히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밝은 배경에서 더 잘 보이는 이유

안구 비문증의 모습을 화가의 인상으로 표현한 이미지
By Daniel P. B. Smith,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비문증이 흰 벽이나 밝은 하늘에서 더 잘 보이는 이유는 대비 때문이다. 망막에 생긴 그림자는 항상 존재하지만, 배경이 단순하고 밝을수록 대비가 커져 인식이 쉬워진다. 어두운 곳이나 복잡한 장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두 같은 비문증은 아니다
대부분의 비문증은 양성이고 위험하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서 뇌가 그 이미지를 무시하게 되어 신경이 덜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변화가 동반된다면 단순한 비문증으로만 보지 않는 것이 좋다.
- 갑자기 비문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경우
- 번쩍이는 빛, 섬광이 함께 보이는 경우
- 시야의 일부가 커튼처럼 가려지는 느낌이 드는 경우
이 경우에는 유리체 변화가 망막을 자극했거나, 드물게는 망막 파열이나 박리와 연관될 수 있어 빠른 검진이 필요하다.
치료는 필요한가
대부분의 비문증은 치료 대상이 아니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경과 관찰이 기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혼탁이 아래로 가라앉거나, 뇌가 시각 정보를 덜 중요하게 처리하면서 불편감이 줄어들기도 한다.
증상이 극심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레이저 치료나 수술적 방법이 논의되기도 하지만, 이는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고려된다. 일반적인 비문증에 대해서는 권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문증을 대하는 태도
비문증은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흔한 현상이다. 처음에는 불안감을 주지만 대부분은 위험한 질환과 무관하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양상이다. 증상이 갑자기 달라졌는지, 시야 자체에 손상이 느껴지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핵심이다.
비문증은 눈이 나빠졌다는 신호라기보다, 눈 안 구조가 나이에 맞게 변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이를 정확히 이해하면 불필요한 불안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