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하여 통치하라(divide and rule)”는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

서기 14년 로마 제국의 속주 체계를 색으로 구분한 지도

서기 14년 로마 제국의 속주 체계 (황제 직할 속주와 원로원 속주로 구분된 통치 구조)

By Homoatrox – Own work (derivative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표현의 유래

“분할하여 통치하라(divide and rule)”는 표현은 고대 제국의 통치 방식에서 유래한 말이다. 특히 로마 제국은 광대한 영토를 유지하기 위해 각 지역을 서로 고립시키는 정책을 활용했다.

로마는 정복한 지역을 하나로 묶어 통치하기보다, 동맹시와 속주로 나누고 각각과 개별적으로 관계를 맺었다. 이들 지역은 서로 직접적인 연합을 맺는 것이 제한되었고, 반란이 일어나더라도 다른 지역과 협력하지 못한 채 고립된 상태에서 대응해야 했다. 그 결과 저항은 쉽게 분산되었고, 로마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넓은 영토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처럼 지배 대상이 서로 결속하지 못하도록 나누는 방식이 바로 “분할하여 통치하라”라는 말의 출발점이다.

정치와 권력에서의 사용

시간이 흐르면서 이 말은 권력을 유지하는 방식 전반을 설명하는 말로 확장되었다. 이 전략의 핵심은 직접적인 억압보다 집단 내부의 분열을 활용하는 데 있다. 하나의 집단이 단일한 이해관계를 형성하면 강한 압력이 만들어지지만, 이를 여러 갈래로 나누면 그 힘은 자연스럽게 분산된다. 권력은 이 분산된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전체를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대영제국은 인도 내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의 종교적 갈등을 이용하여, 이들이 단결해 영국에 대항하는 것을 막았다. 특히 1905년 벵골 분할령은 힌두교와 무슬림 지역을 갈라놓은 대표적 사례로, 이후 인도·파키스탄 분할의 씨앗이 되었다.

르완다에서는 독일에 이어 벨기에가 통치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유동적이었던 후투족과 투치족의 구분을 제도화하고, 민족 구분 신분증을 발급했다. 또한 투치족에 특권을 부여함으로써 후투족과의 갈등을 심화시켰다.

이러한 사례들은 로마의 방식이 단순한 역사적 사례가 아니라,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활용된 통치 원리였음을 보여준다.

조직과 사회 속에서의 의미

이 개념은 국가 권력을 넘어 조직과 사회 전반에서도 확인된다. 규모가 큰 집단일수록 구성원들이 하나로 결집할 경우, 오히려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조직은 역할과 권한을 세분화하고, 부서 간 경쟁을 유도하거나 정보 접근을 제한하는 방식을 선택하기도 한다. 각 집단은 자신의 영역 안에서 움직이게 되고, 집단 간의 결속은 자연스럽게 약화된다.

이러한 구조는 결과적으로 전체에 대한 통제를 보다 용이하게 만든다. 이 점에서 “분할하여 통치하라”는 단순한 행정 방식이 아니라, 집단의 결속을 분산시켜 영향력을 유지하는 구조를 설명하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오늘날 이 표현은 반드시 정치적 의도를 전제로 하지 않더라도, 유사한 상황을 설명하는 데 비유적으로 사용된다. 복잡한 문제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처리하거나, 하나의 집단이 분리되면서 영향력이 약화되는 경우에도 이 말이 등장한다. 다만 이러한 용법은 본래 의미가 다소 완화된 형태로, 결속을 약화시키고 통제를 가능하게 만든다는 핵심 구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마무리하며

“분할하여 통치하라”는 표현은 고대 제국의 통치 방식에서 유래했지만, 이후 제국주의 시대를 거치며 반복적으로 활용되었다. 오늘날에는 집단을 나누어 통제하거나 영향력을 유지하는 구조를 설명하는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이 말이 지금까지도 유효한 이유는 단순하다. 집단이 하나로 결속될 때보다 나뉘어 있을 때 통제는 훨씬 쉬워진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