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의 형성과 변화

자폐증이 있는 듯한 소녀의 모습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아스퍼거 증후군은 한때 독립적인 진단명으로 사용되었으나, 현재의 공식 진단 체계에서는 더 이상 분리된 항목으로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표현은 일상 언어와 미디어, 그리고 많은 사람의 자기 설명 속에 여전히 남아 있다.

용어의 기원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이라는 명칭은 오스트리아의 소아과 의사 한스 아스퍼거(Hans Asperger)의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1940년대, 지적 능력과 언어 발달에는 뚜렷한 지연이 없으나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보이는 아동들을 관찰했다. 이들은 또래 관계에서는 어색함을 보였지만, 특정 주제에 강한 집중력을 보이며 독특한 사고 방식을 드러냈다.

당시 이러한 특성은 기존의 발달장애 분류로는 설명하기 어려웠고, 아스퍼거는 이를 하나의 독립적인 발달 양상으로 기록했다. 다만 그의 연구는 오랫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1981년, 영국의 정신과 의사 로나 윙(Lorna Wing)에 의해 재조명되면서,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명칭이 국제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용어는 1990년대에 들어 주요 진단 체계에 포함되며 하나의 진단명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개념의 핵심

아스퍼거 증후군은 지적 기능과 언어 능력은 대체로 유지되지만, 사회적 규칙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대화 맥락에 맞는 억양이나 표정, 몸짓을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데 어색함이 나타날 수 있었고, 관심 영역이 특정 주제로 좁게 집중되는 경우도 흔했다. 또한 소리, 빛, 촉감 같은 감각 자극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사례도 많았다.

분자 모형을 바라보는 소년

분자 모형을 바라보는 소년

By Poindexter Propellerhead,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이러한 특성은 오랫동안 결함이나 부족으로 해석되었으나, 점차 정보를 처리하고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의 차이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즉, 문제는 개인의 능력 자체가 아니라, 그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사회적 환경에 있었다.

진단 체계의 통합

2013년 개정된 DSM-5(정신질환의 진단 통계 편람 5)에서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포함한 여러 진단명이 하나의 범주로 통합되었다. 이에 따라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명칭은 공식 진단에서 사라지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라는 개념 안에 포함되었다.

이 변화는 이론적 판단이 아니라 임상적 현실을 반영한 결과였다. 실제 현장에서는 아스퍼거 증후군과 다른 자폐 범주 사이에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기 어려웠고, 평가 기준이나 진단자의 관점에 따라 동일한 사람이 서로 다른 진단을 받는 문제도 반복되었다. 연구가 축적될수록 이는 분리된 범주라기보다 연속적인 스펙트럼으로 이해하는 편이 더 타당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스펙트럼 관점

스펙트럼이라는 개념은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사회적 감각, 감정 해석 방식, 감각 민감도는 서로 다르며, 이러한 차이는 상황에 따라 강점이 되기도 하고 어려움이 되기도 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불렸던 많은 사람들은 언어적 사고, 논리적 분석, 특정 과제에 대한 집중력에서 강점을 보인다. 어려움은 개인의 내적 결함이라기보다, 사회가 요구하는 표준적인 의사소통 방식과 행동 규범에 맞추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오해

대니얼 태밋

서번트 증후군 사례로도 널리 알려진 대니얼 태밋(Daniel Tammet)

By jurvets – Born on a Blue Day, CC BY 2.0, wikimedia commons.

아스퍼거 증후군을 둘러싼 오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공감 능력이 없거나 감정이 없다는 인식이다. 혹은 극단적으로는 천재성과 무능함 사이를 오간다는 단순화된 이미지도 반복된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사실과 거리가 멀다.

공감이 결여된 것이 아니라 공감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사회적 평균과 다를 뿐이다.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해석하고 전달하는 경로가 다르다고 이해하는 편이 훨씬 정확하다.

핵심 질문의 변화

오늘날 더 중요한 질문은 “이 사람이 어떤 진단명을 갖는가”가 아니다. 대신 “이 사람은 어떤 조건과 환경에서 가장 잘 기능하는가”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구조화된 환경과 예측 가능한 규칙은 누군가에게 안정성을 제공하고, 깊은 몰입이 허용되는 작업 조건은 또 다른 누군가의 능력을 드러낸다.

이는 특정 진단을 가진 소수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인간을 어떻게 포함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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